牛山詩 모음

詩-우체국

牛山 응길 2023. 11. 9. 18:51

우체국

 

아름다운 만남을 위해

거울 앞에서 단장하는

소녀의 마음으로

상처 나지 않게

살포시 첫 장 열고

운명의 만남을 위한 이름

곱게 적어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이어줄 끈을 찾아

우체국에 갔습니다.

 

사나흘이 걸려

그대에게로 가는

초야를 위한 길

주어진 여비를 부치며

마냥 행복한 시간

시집(詩集)을 받고

그대가 지을 표정과

한 줄의 메시지를 떠올리며

애꿎은 미소로 보내는

수고로움에 대한 화답

 

빨간 우체통과 함께

우리가 잃어버린

느림에 대한 이어짐을

그곳엔 그대로

소중히 지키고 있었습니다.

- 퇴직 후 시집을 출판하여 지인들과 책 나눔을 하고 있습니다.

시집 첫장을 열어 시집을 받아 볼 분의 성함을 정성들여 쓰고 주소를 붓으로 곱게 써서 집에서 우체국까지 1.5km

백마강 변을 따라  타박 타박 걸어가서 우체국 문을 열면 직원의 상냥함 미소가 반기는 곳 

느려도 기다림이 있고 믿음이 있는 곳 부여 규암 우체국입니다.

  무질서 같지만 아름다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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