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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바라기 하늘바라기 높고 낮은 구름들이제각각의 모양으로 모여 바람이 노는 대로두둥실 놓쳐버린 해묵은 일들마저밀려오는 저녁 노을빛에조용히 물들어 가고아직 남겨진 빈자리 하나후회할 시간이한참이나 남아 있어서참 다행인 날어울려 사는 하늘이 곱다
가면을 켜다 가면을 켜다지면을 넓게 펼쳐피곤한 낯빛을 가려주고스스로 유배되던 아늑한 영토그 빛바랜 신문 한 장 비추되 품어주지 않고적나라하게 요약된 화면 속애써 오늘의 가면을 입고 있는서늘한 액정의 불빛
여무는 시간을 위하여 여무는 시간을 위하여초록빛 햇살이 모여붉게 물들 때까지제 안에 바람을 가둬떫은 계절을 묵묵히 견디며알알이 익어가는 사과 여름내 소나기와 천둥을 품고가슴속을 하얗게 채워무겁게 고개 숙인 벼 이삭들세상의 모든 결실은 결국 기다림이 피워낸 꽃 서로에게 깊어지는 일 또한서두른다고 쉽게 채워지진 않으리마음과 마음이 단단히 여물기까지그늘을 채워줄 시간이 필요하겠지
동행 동행네가 떨어지니까나도 같이 떨어지잖아 내 탓이 아니야가을이 깊어서 그래/ 그렇구나 우린 같이 갈 수밖에 없는 거구나 네가 굴러가니까나도 같이 굴러가잖아 내 탓이 아니야 등 뒤로 바람이 불어와서 그래 그렇구나 바람이 여기까지 우릴 몰고 왔구나
방향 찾기 방향 찾기 이렇게 많은 사람이 저마다 햇살을 받아 안아도 태양의 무한한 에너지는 오늘도 변함없이 쏟아붓지요 그대가 서늘하게 등을 돌린쓸쓸한 모퉁이에도빛은 지지치 않는 걸음으로그 자리, 서성이고 있습니다 마음의 키를 조금만 틀어도온몸 가득 눈부신 축복 등 뒤에 와 닿는 온기를 누릴 수 있을 텐데 스스로 고개 숙여마음에 어둠을 채우지 마세요돌아서지 않는다면 찬란한 빛도 먼지일 뿐입니다
어느 가을날 어느 가을날 떼구루루 나뭇잎 하나낮은 곳을 향해 몸을 내던진다 시린 길모퉁이에서품을 여는 잡초그렇게 낮은 곳에서 가을은 깊어 간다
달의 뒷면은 어둡다 달의 뒷면은 어둡다 밤하늘의 저 환한 달은등 뒤로 까만 그늘을 숨기고 산다세상 모든 시선이너의 빛을 우러를 때나는 네가 묻어둔 뒷모습을 보았지상처를 감추려 더 가득히 채우려는 마음그것은 서글픈 사람의 자화상 아스라이 저무는 이 밤이 조금도 외롭지 않은 것은그 어둠마저 너이기 때문이야
어둠 어둠 오늘의 끝자락지친 몸을 뉘어 달콤한 잠을 청하면밀려오는 생각들은 은빛 은하수가 된다흐르는 시간은 만남을 준비하는 징검다리현실의 무게조차새벽의 약속으로 바뀌고미래는 이미 곁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