牛山詩 모음 230

詩-부소산

부소산(扶蘇山) 누구나 포근히 감싸 넉넉한 품을 내어주며 주저리주저리 옛이야기 들려주는 그런 산을 알고 있는가. 고즈넉한 태자골에 들어서면 혼탁한 세파의 여울이 청아한 새소리에 씻기우고 내 발자국 소리가 경쾌한 음악이 되는 산. 낙엽 몇 개 내려 앉아 쉬고 있는 빈 의자에 함께 몸을 맡기면 몽실 몽실 빠져나가며 부르는 애욕(愛慾)의 이별가 그대들이여 누군가의 품이 그리워 한숨이 나오는 날에는 약속하지 말고 그냥 오세요 언제나 그곳에서 기다릴 게요. ※부소산(扶蘇山):충남 부여군 부여읍 백마강 기슭에 있는 산 높이 106M, 백제시대의 유적과 전설이 많은 산으로 태자골은 부소산에 있는 산책로 이름이다,

牛山詩 모음 2023.10.24

詩-겨울나무

겨울나무 牛山응길 웅크리지도 못하고 바람 한 점 피하지 않고 아린(芽鱗)속에 꽃눈 감추고 버티고 있는 겨울나무 봄이 오고 그렇게 계절이 바뀌면 너는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 꽃으로 오래살기 열매로 오래살기 한해 두해 늘어난 나이테에 깃들인 내어줌과 버림에 익숙해진 순리(順理) 당연히 봄은 오고 꽃도 열매도 나뭇잎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없어 그냥 기다리며 웃을 뿐

牛山詩 모음 2021.05.03

詩 일상(日常)

일상(日常) 牛山응길 생각의 끝을 붙잡고 헤매다 몇 밤이 지났는지 모르지만 간신히 건저 올린 반짝이는 낱말하나 의미를 담고 음표를 넣어 노래를 만들며 부끄럽지 않으려 애쓴 긴 밤과의 사투 출근길 서두르는 아내 앞에서 충혈 된 눈으로 밥알을 세고 있는 나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모습이 익숙해져 있지만 그래도 미안 함속에 참 다행입니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牛山詩 모음 2021.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