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퍼즐 맞추기 퍼즐 맞추기 충실한 반복이 일상을 채워가며 만들어낸 삐걱거림의 조각들. 크고 작은 조각들 중에 손에 익은 걸 골라 명화를 완성해 간다. 바닥을 내 보이는 조각들 몇 개나 더 선택하여 알맞은 곳에 놓을 수 있을까. 멋진 완성을 위한 망설임이 조각과 조각사이의 공간에서 재촉하고 있다. 牛山詩 모음 2023.10.31
詩- 갈무리 갈무리 하루에도 몇 번씩 긍정과 부정이 행복과 불행이 갈마들어 심난하게 하지만 낮은 곳에 마음을 묶어 두고 오늘을 살아야겠습니다. 먼 곳만 바라보던 눈길을 접어 거울 속 얼굴을 살피는 나이가 되면 비슷한 전리품들에 대하여 비교 할 마음도 없고 자랑 할 것도 없어지니까요. 많은 시간 눈 맞춤으로 익숙한 사람들에게 입 꼬리 올리고 눈가의 잔주름으로 미소를 만들어 내면 그것이 행복이지요 잘 살고 있는 것이지요. ※갈무리 1.물건 따위를 가지런히 정리하거나 모아서 보관함 2. 일 따위를 수습하고 처리하여 끝맺음을 잘함. 牛山詩 모음 2023.10.30
詩-골목길 골목길 매일 같은 길을 걸어 익숙한 사물들인데 어는 날 눈길이 가는 의아(疑訝)한 것들에 대하여 내일도 모래도 그곳에 그대로 있을지 길을 나서면서부터 궁금해지는 것들에 대하여 내 것이 아니라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해서 걸음마다 시간을 담는 길. 牛山詩 모음 2023.10.30
詩-무엇을 품고 있나요 무엇을 품고 있나요 모든 것이 다 있는 상점에서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유리병 세개를 샀어. 하나엔 꿀을 담고 또 하나엔 커피를 담고 나머지 하나엔 세제를 담았어. 꿀을 품은 병은 꿀 병 커피를 품은 병은 커피 병 세제를 품은 병은 세제 병으로 살게 되었어. 처음엔 같은 병이었는데 품은 것에 따라 달라지는 삶의 길 당신은 무엇을 품고 있나요. 牛山詩 모음 2023.10.29
詩-모래시계 모래시계 牛山 응길 뒤집지 않으면 침잠에 빠지리라 살아있다는 것은 움직이는 것이다 익숙함의 고요 속에 혼돈을 만드는 일이다 그 혼돈이 다시금 질서를 잡아가는 것이다. 깨우기 위해서 갈등을 만들어 다투고 함께 살기위해 마음을 흔들어 댄다 달라질 것은 없다 나뭇잎 하나 바람에 날리 듯 찰나의 눈 멈춤을 신(神)만이 알 뿐이다. 牛山詩 모음 2023.10.28
詩-청춘 그 함정(陷穽) 청춘 그 함정(陷穽)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식으로 모든 것이 술술 풀리는 청춘이 얼마나 될까. 분명히 어딘가에 있을 자신의 밥그릇을 쉽게 찾아내는 청춘이 얼마나 될까. 시간과 방법이 만든 난해한 문제를 풀며 여태까지 살아 내온 청춘이여 청춘들이여. 눈물 삼키며 하던 일 계속하자 지금 할 일은 숨고르기 하는 것 牛山詩 모음 2023.10.28
詩-마법의 주문 마법의 주문 참 궁금한 것이 있어 사귀자라는 말에 나만의 특별한 인연이 되는 네가 참 궁금한 것이 있어 헤어지자라는 말에 더 이상 관계없는 남남이 되는 네가 ※ 참 쉬운 세상이지요! 그렇게도 사귀자고 쫓아다닐 때는 언제고 헤어지자 라는 말 한마디에 “팽”하고 돌아서서 남남이 되는 인간사! 남아일언중천금(南兒一言重千金:대장부의 한마디 말은 천금의 무게처럼 중요하다)이 아니라 남이일언홍모(南兒一言鴻毛: 대장부의 말이 기러기 털처럼 가볍다)가 되어 버린 세상입니다. 그래도 살아가야지요. 사람만이 아니라 사랑할 것들은 세상에 널려 있으니까요? 牛山詩 모음 2023.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