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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봄 그리고 나

봄 그리고 나 한 많은 그 고개 턱턱 숨 막히던 산마루 양식이 떨어지면 먼저 알고 일어나 가난한 자들을 깨워 얽히고 살게 하던 쑥이 많았지 설날 빌어 엄마 찾아 가는 길 양지 바른 다락논두렁에 빠끔히 고개 들고 배고파 우는 아기 달래던 냉이들의 잊힌 무용담 누이의 구멍 난 바구니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쑥과 냉이로 허기 채우던 서럽게 가난한 그 때가 이리도 그리울 줄 정말 정말 몰랐습니다. 오르막 길엔 기다림이 있다!!

牛山詩 모음 2024.02.16

詩-어느 선생님께

어느 선생님께 다 잘하는 사람은 없어요 다 못하는 사람도 없고요 그런데 선생님은 참 잘 했어요 마음도 따뜻하고 그런 선생님이 있어 조금 일찍 문을 나서며 미안하지 않았어요 불안하지도 않았거든요 퇴직자 명단에는 선생님의 이름만 크게 보였어요 오랫동안 수고 했다고 잘했고 잘 살 것이라고 전화를 해야 하는데 먹먹하게 억눌린 침묵으로 밤을 새며 생각했어요 당신은 참 좋은 선생님 이라고 지난 여름 풀속에서 발견한 도라지 꽃!!

牛山詩 모음 2024.02.14

詩-대숲에서

대숲에서 여명의 기지개인 찬이슬이 나를 깨우면 지나간 밤 진실하지 못함에 새벽이슬 털며 일어서는 대숲의 반란소리 서걱거리는 불신을 몸으로 비벼대며 살기위해 침묵하던 날들 내가 할 수 있는 건 가슴에 남은 말들로 마디에 허공을 가두는 일이였어. 겨울밤에 서걱거리거 지새던 댓잎이 그리운 새벽입니다 새벽의 아파트는 고요한 침묵속에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만 들림

牛山詩 모음 2024.02.13

詩-어둠 그리고 강

어둠 그리고 강 늘어난 잔주름에 미소를 따라 건배하고 다하지 못한 말을 삭히며 강물을 가로 지르는 오늘 해넘이를 바라보며 아직도 반이나 남은 하루를 달빛으로 채운 하늘에 발길을 재촉하고 있는 샛별 오늘 다음 날은 내일이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산다 하나 내일은 언제나 내일이고 허기를 안고 오는 오늘 그저 존재에 의미를 심고 살 때 축복으로 다가오는 내일을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일상의 접시 속 망상인 인간사 희미한 물길 따라 익숙한 한숨을 토하며 초라한 달빛에 기대어 무심히 흐르는 강물이 된다. 바라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란 걸 알면서도 기댈 수 없는 현실이 어둡게 느껴지는 새벽입니다 아 ! 좀 더 늦게 날이 밝았으면 좋겠습니다

牛山詩 모음 2024.02.12

詩-마음먹기

마음먹기 먼지 가득한 하늘로 슬픔이 파도치는 바다로 마음대로 떠나니는 바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삶은 너무 슬퍼 눈물이 나 파란 하늘의 흰 구름 여울진 돌 틈을 흐르는 시내 이슬 머금은 들꽃 반기는 새들의 노래 메아리로 대답하는 골짜기 생각만 해도 미소 짓게 하는 소소한 것들의 행복과 느리게 숨바꼭질하며 그냥 웃어보는 거야. 겨울 바다 !! 사람없어서 참 좋다 ! 비어서 참 편안하다! 그런데 외롭고 춥다!

牛山詩 모음 2024.02.09

詩-산사의 봄

산사의 봄 겨우내 잡아 둔 욕심 떨쳐내고 삶의 가지에 부활의 태동이 느껴지면 두 팔 한 아름 열어 따스한 내 사랑 안으리. 산사의 처마 끝에서 제 살 깎아내며 눈물 짖는 고드름은 아프다는 말 대신에 오고 가는 계절이 밉다고 서럽게 울기만 한다. 계절의 갈림길에 바람 따라 헤매는 우리네 인생살이 부질없는 기다림 속에서 누구를 밀어내고 누구를 반기랴 눈 녹음 물이 실개울 되어 바다에 이르듯 슬픈 이별 잠시 접어 두면 다시금 인연은 자라나 버들피리 꺾어 사랑노래 부르겠지. 공주 공산성 지난 늦가을의 모습입니다

牛山詩 모음 2024.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