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비슷한 길 비슷한 길 나에게만 찾아 온 행복인 줄 알았지만 나에게만 밀려 온 슬픔인줄 알았지만 머물다 가는 시간 속에 삶의 모습은 비슷한 것 같아요. 행복이라는 것이 채운자의 몫이 아니고 슬픔이라는 것이 부족한 자의 몫도 아니지요 집착 할 필요도 없고요 마음 밭에 긍정을 심어요. 호주의 길가에 핀 잡초(?) 이름은 몰라요. 만저보니 우리나라의 갈대나 억새보다 부드럽고 실해요. 牛山詩 모음 2024.03.14
詩-수사자 수사자 수사자 한 마리가 울타리 안에서 사람들을 여유롭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콧잔등에 상처가 있고 털도 듬성듬성 빠져있습니다. 여유를 안긴 것은 몸에 난 상처일까요 사자이기 때문일까요. 삶의 길목에 만들어진 상처들이 치유의 시간을 견디며 여유로움을 만드나 봅니다. 고사리 나무가 참 크지요 뉴질랜드에 있는 공원입니다 牛山詩 모음 2024.03.13
詩-초야 초야草野 단 한번 봄비의 손길에 쉽게 옷고름 풀고 맨살 드러낸 대지 이제 타인의 힘에 의해 잉태 할 일만 남아 거룩한 슬픔의 안개를 피워 신록으로 화장하고 있다. 긴 겨울 움츠리며 기회 엿보던 태양빛이 허리고추 세우고 애무하고 지나갈 때 아린 상처 속 생명들의 탄생은 잔인한 입덧과 함께 대지를 파고든다. 지난 겨울 날려 버리지 못하고 그냥 품고 있는 민들레 홀씨! 牛山詩 모음 2024.03.12
詩-봄맞이 봄맞이 바라다 뵈는 강기슭에는 봄이 도착했습니다. 게으른 겨울나기로 건너갈 배를 만들지 못했네요 눈빛만 먼저 보내고 강 건너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얼룩진 창문도 닦고 화분에 거름도 채우며 화사한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아집我執 몇 개는 버리고 봄맞이 준비합니다 행복한 기다림입니다. 긴 겨울을 어떻게 이겨냈니? 짧은 인연아!!! 牛山詩 모음 2024.03.11
詩-상처 상처 몸에 난 상처는 옷으로 가리고 얼굴에 난 상처는 화장으로 가리고 내 마음에 난 상처는 네가 가리고 네 마음에 난 상처는 내가 가리고 우리 마음에 난 상처는 세월로 가리고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생채기를 들춰내지 밀고 이제는 가리고 감싸주고 토닥 토닥 牛山詩 모음 2024.03.10
詩-호수의 연가 호수의 연가戀歌 먼 길 돌아오며 저 마다의 전리품으로 치장한 빗방울들에게 왕관을 씌워주며 반기는 호수의 품 순환의 고리를 열어 구름을 꿈 꿀 때까지 침잠 하는 너를 위하여 침묵으로 다독이리라 부둥켜안고 사랑하리라 한참이나 한참이나 멍때리며 앉아 있던 곳 왜 나는 물이 그렇게 좋은지 ~ 牛山詩 모음 2024.03.09
詩-뉴질랜드(2) 뉴질랜드(2) 산에 나무가 없어봐라 새들이 날아오나 산에 풀들이 없어봐라 짐승이 놀러 오나 그래도 너를 산이라 한다. 검은 칼 뽑아 찔러대는 아픔에 눈물 흘리는 하늘이 폭포를 만들어 내리는 검은 산의 물줄기여 뉴질랜드 남섬의 비오는 날 검은 산이 만들어 내는 폭포! 牛山詩 모음 2024.03.07
詩-불씨 불씨 찬비가 내린다 바람도 심란하다 뻔히 알면서 우산 없이 길을 나섰다 사정없이 얼굴을 때리는 빗방울 그 시원함 마음속 어디엔가 남아있는 불씨가 아직도 꺼지지 않았나 보다. 하늘이 불타고 있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내다본 일몰 ! 牛山詩 모음 2024.03.06
詩-뉴질랜드 (1) 뉴질랜드(1) 적도를 넘는 여행길에 바라본 검은 칼날의 산들이 이국적인 감탄을 만들지만 누렁소의 등 같은 내 조국의 산이 편안하지요. 적도를 넘는 여행길에 바라본 시퍼렇게 출렁이는 바다가 눈길을 멈추게 하지만 재잘거리며 토닥이는 내 조국의 바다가 다정하지요. 나무 없는 검은 산! 시퍼렇게 멍든 바다 내 조국의 산하가 좋다 牛山詩 모음 2024.03.05
현대인의 하루 현대인의 하루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필요한 숫자를 누른다 휴대폰만 본다. 친구와 카페에 갔다 주문한 음료를 먹는다 휴대폰만 본다. 부부가 소파에 앉는다 텔레비전을 켠다 휴대폰만 본다. 눈이 아프고 피곤하다 한 일이 무척 많다 휴대폰만 보았다. 내소사의 고목! 牛山詩 모음 2024.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