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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초야

초야草野 단 한번 봄비의 손길에 쉽게 옷고름 풀고 맨살 드러낸 대지 이제 타인의 힘에 의해 잉태 할 일만 남아 거룩한 슬픔의 안개를 피워 신록으로 화장하고 있다. 긴 겨울 움츠리며 기회 엿보던 태양빛이 허리고추 세우고 애무하고 지나갈 때 아린 상처 속 생명들의 탄생은 잔인한 입덧과 함께 대지를 파고든다. 지난 겨울 날려 버리지 못하고 그냥 품고 있는 민들레 홀씨!

牛山詩 모음 2024.03.12